산골 생활의 진짜 매력은 커다란 이벤트가 아니라, 계절이 슬며시 바뀌는 순간을 온몸으로 마주할 때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.
아침저녁으로 차가운 공기가 기분 좋게 알맞아지고, 낮에도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는 일 년 중 몇 안 되는 선물 같은 날씨가 찾아왔습니다.
동쪽의 두 그루 소나무가 아침 해를 막아주고, 서쪽 도토리나무가 든든하게 그늘을 드리워주는 곳. 얼마 전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마당 한구석에 무심하게 던져두었던 낡은 테이블을 옮겨놓았는데, 생각지도 못하게 근사한 야외 쉼터가 만들어졌습니다.
토요일 아침, 단비가 정성껏 타 준 달콤하고 시원한 아이스 커피 한 잔을 들고 테이블에 앉았습니다. 잔에 부딪히는 얼음 소리와 차가운 모카 빛 커피 한 모금에 주말의 여유가 가득 채워지는 듯했습니다.
주일 오후에는 아이들이 서늘한 나무 그늘 아래 해먹으로 모여들었습니다. 사이좋게 기대앉아 바람 소리를 배경 삼아 각자 책장 넘기는 소리만 조용히 들려오는 시간.
특별할 것 없는 낡은 테이블과 해먹 하나뿐이지만, 자연이 주는 바람과 아이들의 조용한 온기가 더해지니 그 어떤 유명한 휴양지 부럽지 않은 풍경이 완성됩니다.
가끔 이렇게 찾아오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기쁨 덕분에, 손 많이 가고 고된 산 살이 속에서도 불쑥 불쑥 깊은 운치와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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