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윤씨네 포토 일기

또 한발 늦었다.

by 윤쓰 패밀리 이야기 2026. 9. 24.

며칠 전부터 노랗게 익어가는 멜론을 보며 오늘일까, 내일일까 망설였다. 오늘 드디어 마음을 먹고 들었을 때 바람에 실려 온 향은 감미로웠지만, 들쥐가 이미 밑바닥을 깊게 파먹은 후였다. 수박도, 멜론도… 늘 한발 늦는다.

문득 전도서의 말씀이 마음을 스친다. "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…"

단순히 과일을 수확하는 농사의 타이밍을 말하는 게 아니다. 지난 십여 년의 삶을 돌아보며 늘 고심해 온 인생 전체의 '때'에 관한 이야기다.

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기회, 결단해야 할 순간, 사랑하고 내어주어야 할 때…. 우리는 늘 '조금만 더', '다음에'라며 미루다가 가장 소중한 때를 놓쳐버리고 뒤늦게 씁쓸한 향기만 맡고 있는 것은닐까.

한두 번도 아닌데 여전히 미련하고 게으른 나 자신을 보며, 오늘도 밭 한가운데 서서 삶의 시간을 주관하시는 분의 뜻을 다시 묵상한다.

자연의 시간표도, 내 삶의 시간표도 내 마음대로 미룰 수 없다. 구멍 난 멜론을 바라보며, 남은 삶에서는 주님이 주신 '지금'이라는 때를 놓치지 않고 온전히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