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4년이 넘는 시간 동안, 우리 집엔 쓰레기통이 없었다.
이 땅에 터를 잡고 살아가며 2~30년 동안 쌓여있던 옛 쓰레기들도 만만치 않았지만, 우리 네 식구가 살아가는 동안 나오는 생활 쓰레기 역시 결코 만만치 않았다.
나름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정리를 이어갔다.
- 박스는 텃밭으로 보내 땅을 살리는 데 쓰고,
- 캔과 유리병은 모아두었다가 리사이클 센터로,
- 남은 음식물은 동물의 먹이가 되거나 퇴비로 돌려보냈다.
그렇게 자연과 순환하며 살아보려 애썼지만, 그럼에도 끊임없이 나오는 쓰레기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가 여만저만이 아니었다.
사실 그동안 버틴 이유도 명확했다. 이 멀고도 깊은 곳까지 쓰레기통을 배달받는 딜리버리 비용과 매달 들어가는 수거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. '언젠가 집 건축이 다 끝나면, 그때 나오는 공사 쓰레기들과 함께 한 번에 덤프(Dump)해서 처리하자' 하며 꾹 참고 기다리고 있었다.
그러던 어느 날, 느닷없이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. 눈앞에 바로 보이는 거리에 살지만, 길이 워낙 험해 차를 타면 30분 넘게 돌아가야 하는 '멀고도 가까운 이웃' 크랙이었다.
"우리 쓰레기통 같이 쓸래요? 딜리버리 피는 우리가 다 냈으니까, 매달 나오는 사용료만 반반씩 내면 돼요!"
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었다. 기쁜 마음으로 딜리버리 비용이 포함된 첫 달 사용료 절반을 선뜻 건넸다. 알고 보니 크랙 부부가 계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, 크랙네 집까지는 쓰레기차가 들어오기도, 쓰레기통을 놓아두기도 어렵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.
그 덕분에… 정말 거짓말처럼 그 대형 쓰레기통이 우리 집 앞에 턱~ 하니 자리를 잡게 되었다.
이번엔 크랙네가 그동안 쌓여있던 숙원 쓰레기들을 다 버리느라 쓰레기통이 금세 꽉 차버렸지만, 바라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고 속이 다 뻥 뚫린다.
4년 동안 마음 한구석을 짓눌렀던 답답함이 싹 내려가는 기분. 이제 우리 가족에게 쓰레기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일은 더 이상 없을 테니까!
"크랙, 고마워요! 우리 집 앞에 놓인 이 커다란 쓰레기통이 오늘따라 참 반갑고 예뻐 보입니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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